2025년 4월 3주차

신뢰를 잃어가는 미국 달러

2025-04-14

요약

최근 미국 달러는 큰 폭의 매도세에 직면하며 지속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어요.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고율 관세 정책과 이를 번복하는 모습들이 시장에 ‘신뢰의 위기’를 초래했기 때문이라고 보여져요. 투자자들은 애초에 중국 수입품에 대해 145%라는 극단적인 관세가 실제로 부과되리라고 믿지 않았지만, 현실이 되면서 시장 충격이 발생했어요.

게다가 중국도 즉각 반격에 나서 지난주 발표한 125%의 보복 관세를 이번 주부터 발효하며 맞불을 놨어요. 이런 고율 관세 전면전은 미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요. 실제로 4월 2일 이후 S&P500 지수는 7.1% 하락했고,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5bp 상승, 달러지수(DXY)는 4.1% 하락하며 자산 전반의 불안이 가시화되고 있어요.

달러인덱스는 2022년 수준으로 하락

달러인덱스(DXY)는 이미 2023년과 2024년의 저점을 뚫고 2022년 5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수준으로 되돌아간 상황이에요. 흥미로운 점은, 미국과 다른 주요국 간의 금리차가 미국에 유리하게 움직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는 오히려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에요. 일반적으로 금리차가 미국에 유리하면 달러 강세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시장 심리가 달러를 외면하는 방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여요.

2022년 수준으로 하락한 달러 인덱스 (출처: CNBC)

미국 자산의 신뢰도 하락

지난 주에는 미국 국채, 미국 주식, 그리고 달러가 동시에 하락하는 이른바 '트리플 매도(triple sell-off)' 현상이 몇 차례 나타났어요.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미국 자산 전반에 대한 신뢰를 잃고, 포트폴리오를 미국 바깥으로 재조정하고 있음을 시사해요. 이러한 현상은 달러의 추가 약세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어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 인상 연기 조치는 단기적인 시장 안도감을 제공했지만, 달러에 대한 신뢰 회복에는 역부족이었어요. 향후 미국 정부가 달러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신속히 취할 가능성도 낮아 보이기 때문에, 달러는 여전히 추가 하락에 취약한 상태입니다.

기타 통화들의 반사이익

이러한 달러 약세 환경에서 유럽 통화인 유로(EUR)와 스위스프랑(CHF) 그리고 호주달러(AUD), 뉴질랜드 달러(NZD) 등이 가장 수혜를 입고 있어요. 이러한 통화들은 미국 달러를 제외하고 세계 외환시장에서 유동성이 좋은 ‘달러의 대안’이기 때문에 수요가 늘어나며 큰 폭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이번 주 유럽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가 있을것으로 예상되지만 유로화의 상승 추세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요.

다시 말해, 현재 시장의 심리는 미국 달러보다 유로화를 더 신뢰하고 있다고 보여져요.

지난 주 주요국 통화 움직임 (출처: MacroMicro)

혼란스러운 관세정책

지난 11일,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스마트폰, 노트북, 반도체 장비 등 주요 전자제품을 관세 제외 품목으로 안내하면서 시장은 이를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였어요. 무역 긴장이 조금 완화되는 건 아닐까 하는 기대감도 생겼고요.

그런데 불과 이틀 뒤인 13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해당 제품들도 결국 반도체 카테고리에 포함돼서 한 달 안에 다시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바뀌었어요. 투자자들 입장에선 관세가 면제된 줄 알았던 품목들이 다시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니까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죠.

이처럼 정책 방향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자 시장 참여자들은 점점 더 미국 정부 발표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요.

환율 전망

시장 정상화의 열쇠는 ‘관세 협상’

현재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 혼란의 끝은 어디인가?”입니다. 결국 금융시장이 다시 안정을 찾으려면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 간 상호 고율 관세(145% vs 125%)를 일부라도 철회하거나 연기해야 해요. 이번 충돌의 시작은 미국이었고, 따라서 화해의 신호도 미국이 먼저 내야 시장이 반응할 가능성이 커요.

중국은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적 특성상 먼저 양보할 가능성이 낮아요. 이번 보복 조치에서도 “미국산 제품은 더 이상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며 추가 보복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미국 측의 선제적 태도 전환 없이는 대화조차 어려운 상황이 됐어요.

단기적으로는 미국 의회의 압박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일부 유예할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큽니다.

달러 약세, 트럼프 진영이 원하는 결과일 수도?

최근 미국 달러(USD)의 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가운데, 이 흐름이 단순한 시장 반응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가 의도한 결과일 수도 있다는 해석이 점점 힘을 얻고 있어요. 이는 트럼프 캠프 경제자문인 스티븐 미란이 최근 발표한 글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는데요, 그는 미국의 무역적자 확대의 원인 중 하나로 '강한 달러'를 지목하며, 글로벌 무역 시스템 재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어요.

다시 말해, 달러가 강세를 보일수록 미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그 결과 수입은 늘고 수출은 줄어 무역적자가 커진다는 논리입니다. 따라서 달러 약세는 미국 제조업 경쟁력을 회복시키기 위한 하나의 정책적 수단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배경 속에서 현재의 달러 약세가 트럼프 캠프의 정책적 방향성과 맞물린 흐름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요. 특히 최근 관세 강화 조치와 함께 달러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점은, 미국이 고율 관세를 통해 수입 물가를 올리고, 달러 약세로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이중 효과’를 노리고 있을 수 있다는 시각을 뒷받침해요.

문제는 시장이 이런 움직임을 "달러를 의도적으로 약세로 유도하고 있다"고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미국의 자산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에요. 이는 외국인 자금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고, 국채 금리가 더 오르며, 물가 불안까지 겹치는 복합적인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즉, 달러 약세 자체만이 문제가 아니라, 그 배경에 대한 의심이 시장의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 되는 거죠.

지금의 달러 약세는 단순히 금리나 무역지표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 신뢰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파장이 더 클 수 있어요. 시장은 이제 단순한 경제 지표보다 정치적 의도와 신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어요.

중국의 미 국채 매각 우려도 커져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향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어요. 공식 TIC 데이터를 보면, 2021년 말 1조 400억 달러였던 중국의 장기 미 국채 보유액은 2024년 1월 기준 7610억 달러로 크게 줄었습니다. 공식 외환보유액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경로로 미국 자산을 매입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명확한 데이터는 부족해요.

지금처럼 시장이 민감한 상황에서는 중국이 ‘국채 매각’ 시사만 해도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습니다.

EUR 및 JPY 강세 지속 가능성 높아

지금처럼 신뢰가 무너진 시장에서는 환율을 결정하는 전통적 요소들, 특히 금리차가 더 이상 유효하게 작동하지 않을 수 있어요. 실제로 달러가 급락하는 동안 단기 금리차는 큰 변화가 없었죠.

트럼프 행정부의 근본적인 정책 변화가 없는 한 달러는 계속해서 약세 압력에 놓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EUR, JPY과 같은 다른 주요국 통화들은 강세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요.

기술적 분석: 미국 자산 동반 약세 후 DXY 하락 지속 경향

현재 외환을 비롯한 금융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행보에 유례없는 변동성을 경험하고 있기에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워요. 그럼에도 지난 과거 사례를 보면, 미국 달러, 미국 주식, 미국 국채가 동시에 하락한 이후에는 통상 3개월 가량의 기간동안 달러지수가 추가로 하락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어요. 이는 광범위한 시장 불안이 발생한 이후에도 달러에 대한 하방 압력이 지속된다는 점을 시사해요.

예전에 발생했던 패턴들이 앞으로도 동일하게 나타날것이라 단정할수는 없지만 이러한 패턴이 있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주요 통화 예상 범위

  • 달러/원: 1,410원~1,450원
  • 유로/원: 1,600원~1,640원
  • 엔/원: 985원~1,015원

관련 뉴스

지난주 주요 일정

이번 주 주요 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