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2
지난 주 원/달러 환율은 1,450원대까지 상승했다가 1,440원대로 소폭 하락하며 마감했는데요. 1,450원대 환율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의 환율이에요. 이는 코로나 시기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으로, 최근의 달러원 상승세가 얼마나 가파른지를 잘 보여주고 있어요. 11월부터 시작된 환율 상승의 주요 요인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특히 지난 주 FOMC의 결정은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주며 달러의 강세를 더욱 부추겼는데요. 연준은 지난 FOMC에서 25bp의 금리 인하를 발표하며 시장의 예상과 부합하는 모습이었지만, 2025년에는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매파적인 발언으로 향후 금리 인하 경로가 매우 불확실해졌어요. 경제전망(SEP)에서는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가 모두 상향 조정되었고, 이로 인해 내년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이 기존의 4회(100bp 인하)에서 2회(50bp 인하)로 대폭 축소됐어요. 현재 미국의 경제는 매우 좋은 상황이고 내년에도 성장과 물가 측면에서 견조한 모습을 보여줄거라 기대되기에 금리를 빠르게 내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인데요. 이번 FOMC의 금리 인하에 더해 내년 본격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에 들어가며 달러의 약세를 기대했지만 매파적이었던 연준의 모습에 달러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더욱 강세를 보인 한 주였어요.
한편, 국내 상황을 보면 대내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내수 부진 우려가 심화되고 있는 반면, 미국은 견조한 경기를 바탕으로 내년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하는 상황인데요. 이로 인해 한미 간 금리 차이 예상만큼 빠르게 좁혀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지며 국내 자본 이탈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의 자금 이탈이 기존의 외국인 자금이 아닌, 내국인들의 해외 투자 자금 이탈이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한편, 지난 19일 BOJ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어요. 이는 시장의 예상과 부합하는 모습이었지만, 내년 1월 금리 인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엔화는 약세를 보였어요. 우에다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 내 임금과 물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고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대응책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금리인상에 대해 신중한 BOJ의 모습으로 인해 엔화는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며 157엔선을 돌파했고 지난 주 가장 약세를 보인 통화중 하나였어요.
이번 주 환율은 현재의 높은 수준에서 하락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요. 미국 경제가 워낙 좋은 상황에서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하고 있기에 달러의 강세가 반전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상황은 반대로 대내 정치적 이슈, 외국인 자본 유출, 수출 부진 등의 악재가 겹쳐 있어요.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은 외환 스왑 한도를 650억 달러로 증액했고, 국민연금도 환율 하락 유도에 동참하고 있으나 달러 환율이 드라마틱하게 하락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에요.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해볼 때, 이번 주에는 1,440~50원을 중심으로 보합세가 예상되며, 지속되는 자본 이탈 압력과 당국의 환율 방어 노력이 계속해서 대립할 것으로 전망돼요. 특히 크리스마스 연휴로 인해 시장이 휴장하는 점을 감안하면, 남은 거래일에는 이번 주 FOMC 결과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다소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요.
BOJ의 금리 인상 시기는 내년 1월이나 3월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어요.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BOJ의 신중한 태도가 엔화 약세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특히 삭소마켓의 차루 차나나 수석 투자 전략가는 이번 BOJ의 결정이 1월 금리 인상 기대를 후퇴시켰다고 평가하며, 향후 몇 주간 시장 유동성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달러/엔 환율이 160엔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어요. 다만, 단기적으로는 엔화의 약세를 전망하는 시각이 많으나, 결국 BOJ가 내년 초에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보고 있기에 결국은 엔화가 상승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아요.
이번 주는 25일 크리스마스로 시장이 휴장하며, 주요 경제 지표나 이벤트가 많지 않아요. 주목할 만한 지표로는 월요일에 발표되는 한국과 미국의 12월 소비자 심리 지수 정도가 있어요. 따라서 다음 주 외환 시장은 이번 주 FOMC 결과를 소화하는 장세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의 펀더멘탈 우위를 반영한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