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2주차

횡보하는 환율속 발표를 앞둔 CPI

2025-08-10

요약

지난주 초반, 시장의 예상을 크게 하회하는 미국 고용지표가 발표되면서 환율은 1,379.60원까지 급락하며 출발했어요. 고용시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모습이 보이자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하며 달러가 전 세계적으로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에요.

지난주 달러 인덱스 움직임 (출처: CNBC)

하지만 주 후반으로 갈수록 국내 수급 요인이 부각되며 환율은 다시 1,390원 부근까지 꾸준히 반등했고, 결국 한 주간 11.80원 하락한 1,389.60원에 마감했습니다.

지난주 달러/원 환율 움직임

전 세계적인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DXY) 역시 100선 가까이 올랐다가 고용 쇼크 이후 98선 초반까지 급락하며, 달러가 한 주 내내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을 명확히 보여주었어요.

환율을 움직인 주요 이벤트

지난주 환율 변동의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주요 이벤트들이 있었어요.

미국 7월 고용지표 쇼크

  • 지난주 시장을 관통한 가장 핵심적인 사건이었어요. 7월 신규 고용이 예상치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도 충격이었지만, 지난 5~6월 고용 수치가 무려 25만 8천 명이나 하향 조정되었다는 사실에 시장은 경악했죠. 이는 '견고하던 미국 경제'라는 믿음에 균열이 생겼다는 의미였어요.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폭발했고, 달러는 약세로 돌아섰어요.

'비둘기'로 변신한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 확산)

  • 고용 쇼크 이후, 연준 당국자들도 고용 시장의 변화 가능성을 인정하며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할 수 있다는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인 발언들을 내놓기 시작했어요. 여기에 더해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모두 금리 인하에 긍정적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누가 의장이 되어도 금리는 내릴 것"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됐어요. 이는 달러 가치에 지속적인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답니다.

국내 수급 요인의 '역습' (환율 하락을 막은 방어막)

  • 전 세계적으로 달러가 약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달러/원 환율이 1,370원대에서 버티지 못하고 다시 1,390원 가까이 올라온 이유예요.
    • 달러 공급 감소 우려: 미국의 대중 관세와 같은 보호무역 조치가 우리나라 수출에도 영향을 미쳐, 앞으로 국내로 들어올 달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어요.
    • 달러 수요 증가: 반대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미국 주식 시장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사기 위해 달러를 꾸준히 매수했어요.
  • 이처럼 달러를 팔려는 힘보다 사려는 힘이 더 강해지면서 환율의 추가 하락을 막는 방어막 역할을 했어요.

유로화와 엔화 동향

글로벌 달러 약세는 다른 주요 통화에도 영향을 미쳤어요.

  • 유로화: 유로는 달러 약세의 가장 큰 수혜를 입었어요. 달러 대비 0.5%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는데요. 이는 달러 약세와 더불어, 우크라이나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유로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에요.
  • 엔화: 엔화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였어요. 달러가 약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달러/엔 환율은 147엔대에서 강한 지지력을 보이며 소폭 상승(엔화 약세)했어요. 이는 일본 자체적인 요인보다는, 시장 참여자들이 '달러/엔 환율이 147엔 밑으로 떨어지기는 어렵다'고 판단하며 그 부근에서 달러 매수, 엔화 매도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여요.

환율 전망

이번 주 달러/원 환율은 '미국 물가 지표(CPI)' 발표와 '국내의 팽팽한 수급 힘겨루기'라는 안갯속을 동시에 헤쳐나가야 하는 복잡한 한 주가 될 전망이에요. 지난주 고용 쇼크로 열렸던 환율 하락의 문이 다시 좁아지면서, 변수 하나하나의 영향력을 세심하게 따져봐야 하는 시점입니다.

CPI 발표를 앞둔 긴장감

이번 주 환율의 방향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변수는 단연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입니다. 단순히 숫자 자체보다 그 내용이 훨씬 중요해요

주목해야할 포인트: 관세 영향과 서비스 물가

  • 시장은 최근 부과된 관세의 영향이 상품 가격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를 주시하고 있어요. 만약 관세 때문에 수입품 가격이 올라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면, 이는 연준의 정책 결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거든요. 동시에, 쉽게 떨어지지 않는 주거비 등 서비스 부문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지도 관건이에요. 시장의 예상치(전년 대비 근원 CPI 3.0%) 자체가 6월보다 높게 잡혀있어, 이미 어느 정도의 물가 상승은 각오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시나리오별 환율 영향 분석

  • 예상보다 높은 물가 (환율 상승 시나리오): 근원 CPI가 시장 예상(3.0%)을 뚜렷하게 웃돌 경우,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을 합친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 수 있어요. 이 경우 연준은 경기 부양을 위한 과감한 금리 인하를 주저하게 될 것이고, 이는 달러 강세로 이어져 달러/원 환율을 1,400원 방향으로 밀어 올리는 강력한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예상에 부합하거나 낮은 물가 (환율 하락 시나리오): 물가가 예상 수준이거나 그보다 낮게 나온다면, 시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거예요.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어들면 연준이 9월에 50bp(0.5%p)라는 큰 폭의 금리 인하('빅컷')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면서 달러는 약세 압력을 받게 됩니다. 이 경우 환율은 1,370원을 향해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커져요.

국내 시장의 달러 수요

글로벌 달러의 움직임과 별개로, 국내 시장의 수급 구도는 환율의 특정 레벨을 단단히 지지하거나 막아서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매수 우위'의 단단한 배경: 국민연금의 달러 수요

  • 환율이 1,380원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 가장 큰 힘은 국민연금의 구조적인 달러 매수 수요에서 나와요.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고, 특히 과거에 맺었던 환헤지 계약이 만료되면서 이를 상환하기 위한 달러 수요까지 더해지고 있어요. 이는 '마르지 않는 달러 수요'로 작용하며 환율의 하단을 견고하게 지지합니다. 외국인이 지난 6주간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며 달러를 공급했지만, 이 물량을 압도하는 매수세가 존재하는 셈이죠.

'상승 제한'의 배경: 외환 당국의 경계감

  • 반대로 1,390원대 위로 환율이 올라서면 시장은 외환 당국의 눈치를 보기 시작해요. 당국이 특정 환율 레벨을 방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쏠림 현상이 심해지거나 변동성이 과도하게 커질 경우 구두 개입이나 미세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감이 존재해요. 이는 환율의 급등을 막는 '보이지 않는 벽'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정학과 무역 리스크

이번 주에는 시장의 투자 심리를 한순간에 바꿀 수 있는 정치·무역 이벤트도 예정되어 있어요.

미-러 정상회담 (8/15): 우크라이나 종전이라는 '메가톤급' 변수

  • 만약 트럼프와 푸틴 대통령이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대한 실질적인 합의를 이뤄낸다면,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엄청난 '안도 랠리'를 불러올 수 있어요. 전쟁 리스크 해소는 대표적인 위험자산 선호 현상으로 이어져 유로화 가치를 끌어올리고, 안전자산인 달러의 가치는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중 관세 협상 (8/12 시한): 불확실성의 그림자

  • 미-중 관세 휴전의 90일 추가 연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어요. 무난히 연장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지만, 만약 예상치 못한 불협화음이 나온다면 시장은 즉각적으로 얼어붙을 수 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반도체·의약품에 대한 추가 관세 발표 여부도 시장이 예의주시해야 할 리스크입니다.

종합 전망 및 예상 레인지

이번 주 달러/원 환율은 미국 CPI 발표를 기점으로 방향성 탐색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적으로 보면 과거에 달러 가치를 안정시켰던 세 가지 요인이 이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분석이에요.

  1. 관세 정책: 과거에는 관세를 유예하며 시장을 안심시켰지만, 이제는 새로운 관세가 실제로 발효되었어요.
  2. 연준 독립성: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해임하지 않겠다고 했었지만, 최근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인물을 연준 이사로 지명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어요.
  3. 고용 시장: 그동안 견고함을 자랑했던 고용 시장이 지난주 발표로 인해 큰 충격을 받으며 약화되었어요.

이처럼 달러를 지지하던 버팀목들이 약해졌기 때문에, 달러는 회복보다는 추가적인 하락 단계에 접어들 가능성이 더 커 보입니다.

다만, 달러가 글로벌적으로 약세를 보이더라도 강력한 국내 수급 요인들이 그 움직임의 폭을 제한하며 결국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달러/원 환율: 1,360원 ~ 1,400원
  • 엔/원 환율: 930원 ~ 960원
  • 유로/원 환율: 1,600원 ~ 1,63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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