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2주차

'관세 데드라인' 맞은 환율, 어디로 튈까?

2025-07-06

요약

지난주는 미국의 고용 지표 발표와 연준 내부의 미묘한 기류 변화로 달러의 방향성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 한 주였어요.

지난주 달러 인덱스는 전반적으로 보합권에서 마무리되었어요. 주 초반에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 인덱스는 96포인트대로 떨어졌는데요. 이는 2022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 이예요. 하지만 주 후반에 발표된 미국의 6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훨씬 좋게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었어요.

지난주 달러 인덱스 (출처: CNBC)

미국 6월 고용지표

  • 실업률: 예상보다 낮은 4.1%를 기록했어요.
  • 비농업 부문 고용: 14만 명이나 증가하며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튼튼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죠.

이처럼 고용이 탄탄하다는 것은 미국 경제가 아직 괜찮다는 신호로 해석돼요. 경제가 좋으면 연준이 서둘러 금리를 내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7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줄어들면서, 약세를 보이던 달러가 다시 힘을 되찾아 주 초의 하락 폭을 대부분 만회하며 한 주를 마감했습니다.

달러 약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 달러/원 환율

지난주 달러/원 환율

지난주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달러/원 환율은 오히려 주 후반으로 갈수록 오르는 모습을 보였어요. 월요일 한때 1,340원대까지 내려가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다시 1,360원대까지 올라왔죠. 여기에는 우리나라 시장의 독특한 '수급' 요인이 크게 작용했답니다.

  • 강력한 지지선, 1350원: 최근 한 달간 원/달러 환율은 1,350원 아래로 쉽게 내려가지 못했어요. 이 가격대만 오면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환율 하락을 막는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톡톡히 했어요.
  • 저가 매수세 유입: 환율이 떨어지자, 수입업체나 연기금 등에서 "지금이 달러를 싸게 살 기회"라고 판단하고 달러 매수에 나섰어요.
  • 외국인 주식 순매도: 지난주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주식(코스피, 코스닥)을 약 5,000억 원어치 순매도했어요. 주식을 팔아 생긴 원화를 다시 달러로 환전해 가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환율 상승에 힘을 보탰습니다.

이처럼 글로벌 달러의 흐름과는 별개로 국내의 달러 수요가 탄탄하게 받쳐주면서 원/달러 환율은 하방 경직적인 모습을 보인 한 주였습니다.

연준 내부의 다른 의견들

지난주 시장이 주목했던 또 다른 포인트는 미국 연준 내부에서 들려오는 '엇갈린 목소리'였어요. 바로 연준의 정책 기조에 대한 내부 분열 조짐인데요.

지금까지 연준 의장인 파월은 "데이터를 보고 금리 인하를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이었어요. 여기서 데이터란 고용이나 물가 같은 확실한 경제 지표를 의미해요.

하지만 최근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 인사로 꼽히는 미셸 보먼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아 시장을 놀라게 했어요. 이들은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은 일시적일 것이고, 오히려 앞으로 나빠질 수 있는 고용 시장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해요.

  • 파월 의장의 의견: 실제 발표되는 경제 지표(하드 데이터)를 보고 판단하자는 입장이에요. 이번에 발표된 견고한 고용지표는 이 입장을 지지하죠.
  • 월러 & 보먼의 '선제적 대응': 소비 심리 지수처럼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소프트 데이터)를 보고 미리 움직이자는 입장이에요.

이렇게 연준 내부의 힘의 균형이 어디로 쏠리는지에 따라 앞으로 통화정책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요. 당분간은 실제 발표되는 경제 지표뿐만 아니라 연준 인사들의 발언 하나하나에 시장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이니, 이 부분을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환율 전망

이번 주는 경제 지표보다는 정책 이벤트가 환율의 방향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한 주가 될 전망이에요. 특히 미국의 관세 정책에 모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요.

가장 중요한 변수, '미국 상호관세'의 향방은?

이번 주 외환시장의 가장 큰 핵심은 바로 화요일(8일)에 만료되는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조치예요. 이 결과에 따라 환율이 크게 출렁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해요.

지난 4월, 미국은 한국에 기본 관세 10%에 차등 관세 15%를 더해 총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지만, 현재는 차등 관세 15%를 유예해 주면서 10%의 기본 관세만 일부 품목에 적용되고 있어요. 이번 주에 이 유예 조치가 끝나는 거죠.

앞으로의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어요.

  • 관세 유예기간이 연장되거나 협상이 잘 마무리 되는 경우:
    • 관세 유예 기간이 연장되거나 베트남의 사례처럼 미국과의 협상이 잘 마무리되어 관세율이 인하된다면,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원화 가치가 올라, 달러/원 환율은 하락할 가능성이 커요. 다만, 그동안 관세 발효 유예 시에는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는 흐름을 보여 왔기 때문에 하락 폭은 크지 않을 수 있어요.
  • 상호 관세 유예가 그대로 종료되는 경우:
    • 반대로 일본의 사례처럼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 관세 유예가 그대로 종료되거나, 오히려 관세 인상 위협이 커지는 경우라면, 우리나라 수출에 대한 우려와 불안 심리로 달러/원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계속해서 바뀌는 상호 관세 정책 등으로 달러의 신뢰도가 떨어지면 탈달러 현상이 달러 약세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달러/원 환율 상승폭은 제한적일 수 있어요.

이처럼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환율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주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특별히 주목할 필요성이 있는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여요.

관세정책 외 또 다른 변수들

관세 문제 외에도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두 가지 중요한 변수가 더 있답니다.

  • 깜짝 등장할 수 있는 '한미 환율 협상': 사실 미국이 관세를 협상 카드로 활용해 '환율'과 같은 비관세 장벽을 낮추라고 요구할 수 있어요. 미국 입장에서는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달러는 약해지고 원화는 강해지는 것(달러/원 환율 하락)을 원하기 때문이죠. 만약 이번 관세 유예 만료 시점을 전후로 '한미 환율 협상' 소식이 전해진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해 환율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할 수도 있어요.
  • 국내 증시로 돌아오는 '외국인 자금': 최근 우리나라에서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한국 주식 시장의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요. 만약 이 기대를 안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이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주식을 사기 위해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야 하니, 시중에 달러 공급이 늘어나겠죠. 이는 환율이 과도하게 오르는 것을 막아주는 든든한 방어막 역할을 해줄 수 있습니다.

금통위와 FOMC 의사록 영향은 제한적일듯

이번 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와 미국 FOMC 의사록 공개도 예정되어 있어요.

  • 한국은행 금통위 (10일):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을 거의 100% 확신하고 있어, 금리 결정 자체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거예요.
  • FOMC 의사록 공개 (9일): 지난 6월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이 어떤 논의를 했는지 엿볼 수 있어요. 최근 불거진 연준 내부의 '금리 인하' 목소리가 얼마나 구체적이었는지 확인하는 정도의 의미가 있겠습니다.

두 이벤트 모두 관세 이슈에 비해서는 영향력이 작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엔화의 강세 가능성

모두가 트럼프 대통령의 입만 쳐다보는 사이, 일본에서는 의미 있는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요. 바로 '엔화의 반격' 가능성입니다.

지금까지 일본의 중앙은행(BOJ)은 미국의 관세 정책이라는 불확실성 때문에 금리 인상을 주저하며 '일단 지켜보자'는 자세를 취해왔어요. 하지만 최근 일본 내부 상황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 예상보다 높은 물가: 일본의 물가 상승률(5월 근원 CPI 3.7%)이 예상보다 훨씬 높게 유지되면서, BOJ가 더 이상 금리 인상을 미룰 수 없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어요.
  • 일본 자금의 'U턴' 현상: 더 중요한 변화는 '자금의 흐름'이에요. 일본의 가장 큰 연기금(GPIF)이 최근 해외 채권 비중을 줄이고, 자국 채권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는 리스크를 피해 해외에 나갔던 일본의 거대 자금이 다시 안전한 자국으로 돌아오는 '홈 바이어스(Home Bias)' 현상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 자금의 U턴은 엔화 가치를 밀어 올리는 강력한 힘이 될 수 있어요.

이러한 변화들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어요.

만약 이번 관세 협상이 일본에 큰 타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된다면, BOJ의 금리 인상을 막고 있던 가장 큰 장애물이 사라지게 돼요. 그렇게 되면 BOJ는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 시장의 예상보다 더 빨리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 수 있습니다.

BOJ의 금리 인상 신호 + 일본 자금의 본국 회귀라는 두 가지 강력한 재료가 합쳐지면, 앞으로 몇 달 안에 엔화 가치가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요.

이번 주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라는 큰 파도에 더해, 그 이면에서 조용히 힘을 키우고 있는 엔화의 움직임까지 함께 살펴보셔야 하는, 매우 흥미로운 한 주가 될 것 같습니다.

주요 통화 전망

정리하자면, 이번 주는 '관세'라는 거대한 변수로 인해 변동성이 커지는 한 주가 될 거예요. 여기에 '환율 협상'이나 '외국인 자금 유입' 같은 변수들이 더해져 환율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번 주 주요 통화별 환율 예상 범위는 다음과 같아요.

  • 달러/원: 1,340~1,380원
  • 유로/원: 1,600원 ~ 1,620원
  • 엔/원: 930원 ~ 96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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